남자들은 정말 이상합니다. 일상생활에 전혀 필요없는 쓸모없는 것에 자주 열광합니다.
누군가는 게임에, 음악에, 피규어에 빠집니다.
요즘 저를 설레게 만드는 것은 바로 격투기입니다.
바로 데니스강과 추성훈의 경기가 잠시후면 열립니다.
한 사람은 캐나다인,또다른 한 사람은 일본인입니다.
이 두 외국인의 경기에 격투기팬들뿐만 아니라 격투기에 관심이 없는 일반대중들도
크게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 두 외국인에게 한국은 기회의 땅이자 시련의 땅이기도 했습니다.
캐나다인 데니스강은 4연패를 거듭하며 격투기선수로서의 삶에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을 때
한국에서 열리는 격투기대회 소식을 듣고 주최측에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비행기표값이 없지만 꼭 출전하고 싶다고,표를 보내주면 꼭 출전해서 우승해서 상금으로 갚을테니 자신에게 기회를 달라고 말이지요.그리고 그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한국인 아버지도 만났습니다.
일본인 아키야마 요시히로(추성훈)에게도 파란여권(한국여권)을 갖고 인천공항에서 내국인라인에서 줄을 서던 때가 있었습니다. 유도실력이 출중해서 대한민국국가대표가 되고자 일부러 일본에서 한국으로 왔지만 그는 용인에 있는 학교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척을 당했습니다. 그는 일본으로 돌아가 일본인으로 귀화하고
부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땁니다.
왜 그의 가슴에 일장기가?
국적과 민족. 이 민감하고 예민한 문제를 이 둘 처럼 잘드는 회칼처럼 날카롭게 파고드는
인물들도 따로 없습니다.
그리고 이 두사람이 하나의 링에 서게 될 것입니다.
한 사람은 승리의 기쁨을,
나머지 누군가는 패배의 아픔에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릴 것입니다.
추성훈도 인정했듯이 일반적인 경기예상은 데니스강이 우세합니다.
데니스강. 그는 이쪽 세계말로 하자면 업자경력이 10년이 넘습니다.
최근 몇년간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순하고도 절제된 펀치,뛰어난 레슬링실력,포지션에 관계없이 상대방을 압박하는 유술실력까지. 85 체급에선 오락으로 치자면 최종보스라고 할 정도로
모든 면에서 평균이상의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추성훈과 비교를 하자면 모든 면에서 그를 상회하는 능력치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추성훈의 승리를 믿습니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승자예상을 하면서
데니스강이 이기면 머리를 삭발하겠다는 약속을 청취자들과 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추성훈의 승리를 믿는다기보다 기원한다는 편이 옳을 것입니다.
그는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지옥을 맛보았습니다. 모국이라 생각했던 곳에서는 용인에 있는 학교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대표팀에서 배제되었고(이럴 바에는 이력서로 후보를 뽑으라고 말하고 싶네요)
일본에서는 이른바 크림사건으로 인해서 격투가 아니 인간으로서 견딜수 없을 정도의 모욕을 당했습니다.
그에게 쏟아졌던 일본내 언론의 공세는 그야말로 인격말살, 인격살인이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던 바로 그 문제의 로션
이름앞에 아예 "끈적 아키야마","미끌미끌 아키야마",라며 공격했습니다.
11개월간 어떤 경제적 활동도 할수 없었기에 경제적으로도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가족들에게도 수많은 공격이 가해졌습니다.
복귀기자회견장에서 연신 기자들에게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가며 아들을 잘 부탁한다던 어머니의 얼굴표정을 저는 아직 잊지를 못합니다.
전 이 남자를 우연히 일본거리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다부진 몸매에 굳은 의지가 돋보이던 그 눈매를 잊지를 못합니다. 저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 힘든 시련을 이겨내온 그 남자의 눈을 보았습니다.
그의 유도복에 새겨진 태극기와 일장기
수컷은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보면 고환이 오그라들며 "쫄거나",
아니면 심장이 두근거리며 "반합니다". 저는 반하고 말았습니다. ^^
데니스강은 그가 만나본 가장 최강의 상대입니다. 그러나 방법은 있습니다.
추성훈의 순도높은 체력과 스탠드상태에서의 유도기술로 무너뜨린다면 가능합니다.
이번 경기는 그 누구든 위로 올라타는 순간 화끈한 파운딩으로 경기가 종료되거나
아니면 아주 지루한 포인트 쌓기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추성훈의 승리에 제 머리카락을 걸었습니다.
그가 이긴다면 마침 떨어진 샴푸를 사러 집근처 마트에 갈 것입니다.
만약 데니스강의 손이 올라간다면 블루클럽에서 시원하게 머리를 밀고
슈퍼코리안의 승리를 축하해줄 예정입니다.
일요일엔 비가 온다는 군요.
청춘은 비에 젖고, 링은 피에 젖습니다.
두 사람 모두.
이 세상에서 가장 짜릿한 시간을 맛보기를 기원합니다.























